2009년 5월 2일(토) 오전 10시. 미공 회원들은 예비군 소집 통지를 받은 것처럼 부지런을 덜며 카메라를 들고 안산화랑유원지에 집결했다. 미공의 첫 미션 과제인 상반기 모작(模作)을 하기 위해서이다.

5월의 하늘은 회색 구름을 만들며 진작부터 비를 예고하고 있었다. 회원들은 비가 올 것을 걱정 하면서도 미공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모임에 합류 하였다. 그러나 기대감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미공 활동을 하기 위한 의무감이 더 크게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 모작에 참여한 미곡회원들 (좌로부터) 김용봉, 장희연, 김진아, 안은경, 심경재, 이예솔, 한아름 / 사진 : 정상민

11시 20분경. 그날 모작의 계획을 세우고 진두지휘한 영상취재팀(이하, 영상팀) 1기 김용봉과 리포터로 활약할 미녀리포터 2기 김진아, 예쁜 여자 친구를 자랑한 미공취재팀(이하, 미공팀) 2기 심경재와 4차원 소녀 1기 한아름, 그리고 언제나 분위기를 잘 띄워 주고 동생들 잘 챙겨주는 문화기사팀(이하, 문화팀) 1기 안은경과 평소 시간만 있으면 사진기를 들고 야외로 나간다는 2기 정상민, 이렇게 6명은 공원 벤치에 둘러 앉아 미공 임시총회를 열고 그날의 일정과 팀별 미션을 확인했다.

중국 음식을 주문해 유원지 내의 공연장에서 점심을 먹는 사이에 우리의 든든한 맏언니 1기 장희연과 알게 모르게 고생을 많이 하는 막내 2기 이예솔이 공원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자판기 커피를 마시기가 무섭게 ‘안산국제거리극’이 열리는 호수공원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얼굴에 하나 둘 씩 닿고 있는 빗방울 때문이었다.

▲ 취재를 하는 문화기사팀의 안은경 / 사진 : 정상민

미공 회원들은 취재 장소에 도착하여 팀별로 미션 수행에 들어갔다. 영상팀과 미공팀이 촬영 준비를 하던 중 첫 난관에 봉착했다. 예고된 빗방울이 굵어진 것이다. 영상팀은 야외 촬영을 포기해야 하나 순간 고민을 하였으나 촬영을 강행하기로 하고 오프닝 구성을 시작 했다.

문화팀의 안은경과 정상민은 취재장소에 도착 하자마자 행사장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비가 오고 있는 행사장 속에서 안은경은 우산 대신 모자를 눌러 쓰고, 구경 온 시민, 자원봉사자,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아주머니 할 것 없이 낯선 사람에게 서슴없이 다가가 인터뷰를 했다. 같은 팀의 정상민은 한 손에는 우산과 다른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축제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그는 영어 학원 강사답게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과의 인터뷰를 멋지게 하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 촬영을 하는 김용봉과 이예솔 / 사진 : 정상민

문화팀은 영상팀에서 취재 모습을 연출로 요청하자 사실적인 영상을 보이기 위해 다른 관광객에게 새로 인터뷰 취재를 하는 정열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 팀으로 구성 된 문화팀의 안은경과 정상민은 마치 수년간 함께 한 취재팀처럼 각자의 역할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고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아마도 미공의 미래 청사진이지 않았을까?

한편, 이날 미공의 영상이나 기사에도 나타나지 않은 숨은 공신이 있었다. 영상팀의 조연출을 한 미공홍보팀의 이예솔이다. 행여나 카메라 렌즈에 비가 들어갈까 조심하며 영상팀 옆에서 장시간 우산을 받치고 촬영을 도왔다. 비가 오고 있음에도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건 이예솔의 숨은 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 인터뷰 중 웃음을 주고 있는 안은경과 김진아, 심경재 / 사진 : 한아름

오락가락 하던 야속한 비는 인터뷰를 돕기도 하듯 잠시 멈추었다. 심경재의 인터뷰 도중 안은경의 ‘깜짝 코디’ 재연은 비바람과 추위에 힘들었을 모두에게 한바탕 웃음을 선사해 주었다. 잠시 멈추었던 비가 또 다시 내리고 가볍게 부는 바람은 미공팀 모두에게 추위를 전해 주었다. 다른 사람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리포터 김진아는 비를 피해가며 대본 쓰랴, 즉석에서 외우랴, 많이 지치고 힘들었겠지만 촬영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생글생글 웃으며 프로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웃음도 많고, 처음이라 긴장되었다는 그녀는 촬영이 끝나고 “내가 빨리 끝냈어야 했는데, 자꾸 틀려서.”라며 미안해했다. 마음까지 예쁜 그녀, 이번 미공 모작의 마스코트였다.

동생들의 활동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먼 길 마다치 않고 기꺼이 달려와 준 미공의 든든한 맏언니 장희연. 4차원 소녀 한아름과 한팀이 되어 미공의 모습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은 심경재. 이들 모두가 함께 한 2009년 5월 2일은 이렇게 미공의 첫 걸음마로 기록 되었다.

▲ 엔팅 멘트를 하기 위해 촬영 중인 영상취재팀 / 사진 : 정상민

2008년, 야심 차게 시작한 미디어공작소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동력을 잃어 활동과 참여가 저조해지고 미공의 존립까지 거론되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꺼져가는 불씨를 지피 듯 의무감으로 함께한 미공 회원들은 첫 모작에서 “이번 모작을 통해 궂은 활동인 만큼 보람 있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다.”고 하며 다음 모작 때는 지금보다 좀 더 준비하여 이번 모작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보기>
빗속의 미디어 모작 영상취재: cafe.daum.net/mediafactory/EoPq/9
글 : 한아름 미공기자 / 사진 : 정상민 미공기자 / 편집 : 미디어공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