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이 두렵거나 망설여질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친절한 가이드일 것이다. 세계의 여행지를 안내하는 가이드, 그 중에도 특별한 곳을 안내하고 있다는 가이드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찾아가보았다. 그 주인공은 박진성 씨(28), 특유의 사교성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게 해주었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박진성, 28살입니다. 현재 로뎀성지순례(www.16889182.co.kr)에서 2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 아르논골짜기 in 요르단

▶ 어떻게 성지순례인솔자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시아권에서 벗어난 넓은 세계에 대한 동경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 데란구유 in 터키

▶ 성지순례인솔자란 직업은 어떤 직업인가요?
선교지 순례나 답방을 목적으로 하여 여행자들을 인솔합니다. 로마, 그리스, 터키, 이스라엘, 이집트 등의 나라에서 성경에 나오는 성역들을 둘러보고 옵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지역이 있다면?
모든 지역이 다 인상 깊었지만 이집트에서 있었던 일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집트의 낮 온도는 평균 40도로 그냥 서 있기도 힘든 날씨입니다. 해서 낮 활동이 거의 불가능했기에 주로 새벽, 아침 시간에 활동했는데요. 시내산(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곳)에 새벽 4시에 등산을 시작해 아침 해가 뜨는 것을 보고 내려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곳에서 아침 해가 뜰 때의 벅찬 감격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 메테오라 in 그리스

▶ 인솔자를 하시면서 가장 힘드셨던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 해 주세요.
손님 중 한 명이 계단에서 굴러 다치는 큰 사고가 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제대로 조치를 취하기가 더욱 힘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타본 적 없는 구급차를 현지에서 타 보았네요(웃음).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때 당시는 정말 긴박했습니다.

▶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끼셨던 적은 언제였나요?
성경에 나온 곳을 직접 제 발로 밟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아무래도 가장 감격스러웠습니다. 또 투어를 무사히 끝마치고 손님들을 무사히 돌려보낼 때가 가장 보람되었지요. 최소 9박10일에서 14박15일까지 함께 동고동락하다 보니 손님들 한 분 한 분이 마치 가족같이 느껴졌어요. 헤어질 때는 다들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 시내산낙타정거장 in 이집트

▶ 다른 나라에서 한국의 인지도는 어떻습니까?
2002년 월드컵 이후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터키사람들은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매우 우호적입니다. 이집트에서는 도로의 자동차 중 90% 정도가 한국 자동차여서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보통 한국 하면 무형적인 문화재를 먼저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반도체, IT가 발달한 나라……. 그리고 최근엔 비보이도 유명하지요.

▲ 네압볼리항구 in 그리스

▶ 한국이 좀 더 세계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일단,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 마크가 없다는 점이 한국관광사업에서 가장 큰 약점입니다. 중국은 만리장성, 일본은 오사카성, 미국은 자유의 여신상…….이렇게 많은 나라들의 고유의 랜드 마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한국의 랜드 마크는 무엇인가요? 라고 물어봐도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유일한 랜드 마크라 할 수 있었던 남대문도 화재로 소실되었으니까요.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랜드 마크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랜드 마크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면 흡입력 있는 큰 축제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또 관광지마다 동선을 간편화,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지막 질문에서 그는 관광학도로서 진지하게 한국의 관광사업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중간 중간, 여행의 추억을 재미있게 얘기해주는 그의 입담에 직접 그 곳에 짧은 여행을 갔다 온 느낌이었다.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진성 씨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