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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 러시아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에서 온기를 느끼다
2016년 08월 23일 (화) 미네르바 minerva@cufs.ac.kr

올해 초, 일본 니가타에서 한국어 교육 실습을 성공적으로 마친 사이버한국외대 한국어학부가 이번에는 러시아를 방문했다. 지난 83, 2인의 지도교수와 23인의 참가자는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설레임을 가득 안고 러시아 사하공화국으로 향했다.

러시아에서 성공적으로 한국어 교육 실습을 마친 한국어학부, 15학번 최윤미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여정의 시작-

201683, 먼동이 터 오르기 전의 어두운 한국의 새벽과는 달리 시베리아의 백야가 선명하게 시야를 밝혔던 새벽 4시 반.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부의 하계 해외실습팀은 비행기가 땅에 닿기도 전에 멀리 보이는 레나 강()의 줄기를 보며 감탄에 젖은 눈으로 잠에서 깨어나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행정수도 야쿠츠크에 첫발을 디뎠다.

북 시베리아의 자치공화국으로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진 사하공화국은 동토의 매서운 칼바람과 더불어 원시적인 생활을 할 것이라 상상만 해오던 곳이었지만, 실제로는 웅장하고도 예스러운 건물들이 위용을 자랑하는, 한반도 크기의 15배나 되며 석유와 천연가스, 다이아몬드와 같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자랑하는 영구동토 지대에서 가장 큰 곳이다. 그 중 우리가 방문했던 야쿠츠크는 겨울의 수은주가 영하 69도까지 내려가고 난방이 필요한 계절이 9개월이나 되지만, 학문, 교육, 인력, 문화 부분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어 있고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되어 있는, 러시아 5대 도시 중 평균 연령이 겨우 30세 밖에 안 되는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도시이자 북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 알려져 있다.

다행히 우리가 방문했던 8월 초는 여름이여서 유명한 혹한의 눈보라를 볼 수는 없었지만 한국보다는 다소 낮은 여름의 기온으로 실습 기간 내내 상쾌하게 지낼 수 있었다.

이번 하계 해외실습에서 거점으로 지낸 곳은 러시아의 10대 명문대학교 중 한 곳인 북동연방대학교였다. 이곳 한국학과에서 한국어와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비롯하여 러시아의 유일한 외국인학교인 사하한글학교의 학생들에게 나흘간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2인의 지도교수와 23인의 참가자들은 3261차 모임에서부터 83일의 러시아 사하공화국으로의 출국 전 날까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한 수업- 한국어 초. 중급 수업, 한글 이름표 만들기, 태권무, 탈춤, 배씨 댕기, 전통매듭, 한복 종이접기, 장구 만들기, 민요 배우기, 전통놀이, 윷놀이, 택견, 다식 만들기, 다도배우기, 동양화 부채 만들기, 한글 서예, 탈 만들기, 지우개로 도장 만들기, 한지 제기차기, 한류 드라마 활용 한국어 수업, 게임 한국어-을 준비하며 구슬땀을 맺힌 훈련을 해왔다.

-긴장의 첫 날-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를 방문하는 첫 느낌은 설렘과 걱정이 섞인 복잡한 심경이었다. 여행자가 아닌 예비 한국어 교원으로서 해외의 교육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일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만큼 다양한 민족 문화를 자랑하는 러시아지만, 어떤 문화 배경을 지닌 학생들을 마주할지 가늠 할 수 없어 준비한 내용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한 입교식을 준비하고 나흘 간 수업이 진행 될 교실들을 꾸미면서도 23명의 예비 한국어 교사들은 각자 맡은 수업을 되새겨보고 일정을 확인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했다. 과연 우리가 맞이할 사하 학생들은 어떤 친구들일까?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서툴렀던 첫 수업-

다음 날, 이번 문화연수에 참여 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한 입교식이 쏜살같이 끝나고 북방연방대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한 오리엔테이션 수업이 끝나자 내가 담당한 태권무의 수업이 이어졌다. 태권무는 태권도의 기본 동작과 K-Pop의 요소를 접목하여 전통과 현대가 복합된 대표적인 종합 예술로서, 절도 있는 춤사위와 신나는 리듬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지만 서로 처음 만난 사이의 어색함이 교사들과 학생들 사이에 흐르는 것을 막기에는 신참인 나의 역량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 그러나 앞선 나의 동작을 따라 여 학우들은 치마와 구두를 신고도 용감하게 발차기를 시도했고, 남 학우들은 힘차게 앞지르기를 하면서 처음 앞에 나선 초보 교사를 격려하듯이 미소를 보였다. 땀을 흘리면서도 처음 보는 동작을 열심히 따라하는 학생들을 보니 가슴 안에서 뭉클한 감정과 함께 힘이 솟는 것을 느꼈지만, 미흡한 부분과 함께 상실된 자신감의 빈자리가 너무나 컸다. 다음에는 더욱 큰소리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반성이 절로 들었다.

-마음을 여는 과정-

해외 한국어 & 한국문화 실습에 참가하는 예비 교원들은 주교사로서 담당한 수업 외에는 다른 교사들의 수업에 보조교사로 참여하게 된다. 본인이 맡은 수업 외에도 다른 문화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집중도, 수업의 흐름에 대해 알 수 있기에 예비 교원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배움의 현장이 된다. 외국인 학습자들의 국적과 연령, 성별, 취향에 따라 문화 수업의 호응도와 진행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한국어 교육실습은 해외 교육현장의 실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또한 여러 분야의 문화수업을 통해 참가 학생들과 조금씩 친해질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문화 수업이 어려웠을 텐데도 점차 마음을 여는 학생들을 보면서 선생님으로서, 친구로서 한발씩 다가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자 발걸음을 해 준 학생들의 노력으로 서로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것을 확인하였다.

   
 

보조교사로 여러 수업에 참여한 덕분인지 학생들과도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이후에 사하한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태권무 수업에서는 열린 학생들의 마음을 거름삼아 전보다 자신감과 여유를 실어 수업을 진행하였다. 더 이상 서로의 얼굴도 모르고 만났던 서먹한 사이가 아닌, 서로의 이름을 알고 마음을 연 친구 같은 사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는지 점점 큰 목소리와 자신감 넘치는 수업진행이 학생들과의 교감을 이끌어냈다. 신체활동으로 뜨겁게 달구어진 열기가 가득했던 교실처럼, 마음 한 쪽에서부터 어서 한국어 교원이 되고 싶다는 갈망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실습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뜨겁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타문화의 이해-

사외대 한국어학부의 한국어 해외실습은 현지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훈련이 진행되지만, 해외의 문화를 답습하고 이해하기 위한 문화 탐방의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 그곳의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이 올바른 문화 전파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야쿠츠크의 명물인 레나 강()을 건너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고 있는 마야학교를 방문하기 위해 멀고 깊숙이 자리한 조그마한 동네로 향했다. 국가나 기업의 도움 없이 순수한 열정만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태권도를 익히는 그곳은, 한국학을 전공한 러시아인 선생님의 주도하에 일주일에 40시간의 한국어 수업이 이루어지는 열띤 교육의 장이었다. 주말임에도 우리를 위해 한국어 수업과 태권도 시범을 준비한 마야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우리 모두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 변방의 작은 마을의 학교지만, 세계 어느 곳보다 뜨거운 한국어 교육의 현장임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바람이 이 작고 아름다운 학교를 한국어 교육과 한국을 향한 갈망의 길로 인도하였을까?

마야학교의 내부를 둘러본 뒤, 뜨거운 배웅을 받으며 학교를 떠난 실습팀은 사하원주민의 얼이 숨 쉬고 있는 하지(봄을 기원하는 민족 축제)의 터를 방문하여 그곳 원주민들의 환대와 함께 오수오하이(한국의 강강수월래와 같은 원무)’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졌고, 한국인들을 향한 사하 사람들의 열린 마음과 축복을 각각의 가슴에 깊이 품었다.

 
   
 

- 멋진 한국어 교원이 되기 위한 다짐-

이번 해외 실습을 통해 한국어 교원은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현지에서 한국어 교사로 활동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구체화 할 수 있었다.

해외의 교육 현장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환경인 경우가 많고 우리의 예상보다 많은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편리함과 최첨단에 익숙해져있던 나에게 이번 실습은 많은 것을 일깨워주었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방학에도 매일같이 먼 발걸음을 마다하지 않은 학생들과, 넓은 강을 건너고 숲길을 지나야만 도달할 수 있는 작은 마을의 학교를 마주하며 한국어를 가르치고 배우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현지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 교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어 교원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대한민국그 자체가 되어 누구보다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어야 하고 타문화를 우리 문화와 같이 존중해야 하는 멋진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보다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어야하는 열린 마음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젠가 세계로 활약할 한국어 교원이 되기 위해서 스스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보며, 오늘도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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