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나라를 다스리던 신화시대부터 오늘날의 중화인민공화국까지 5,000여 년에 이르는 중국의 역사를 모두 다룬 책이다. 

저자 쑨테는 이런 방대한 중국의 역사를 다루기 위해 여러 편집위원과 공동 작업을 추진했고, 그 결과 중국의 역사를 크게 고대 ⁃ 중세 ⁃ 근대 ⁃ 현대로 나눈 후 다시 11개의 시대로 나눠 세분화했으며, 중국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0항목의 사건을 선별해 이 책을 구성했다. 한편 책 표지에는 중국 역사의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건들, 시대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다! 라고 한다.

  책의 내용 가운데는 단순히 중국 역사만 바꾼 사건이 아니라 세계사를 바꾼 사건들도 있다. 예컨대 장건이 개척한 실크로드는 한나라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국과 3백여 년에 걸쳐 경제, 문화 교류를 추진하였으며, 그 영향은 실로 컸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상업적 교역로의 성격이 강했다고는 하지만, 중국과 유라시아 각국의 정치 교류와 문화 교류 역시 모두 이 길을 통하여 이루어졌다고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흔히 중국인은 폐쇄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콜럼버스나 마젤란과 같은 위대한 탐험가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더 나아가 서방 세계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였다고 볼 수 있다. 실크로드를 통하여 중국의 비단 등 주요 상품을 비롯하여 제지술, 화약 등의 기술이 세계 기타 각국으로 전해지게 되어 세계 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하게 되었다.

  누구나 바다를 좋아하며 넓은 바다를 통해 자유롭게 대륙을 왕래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고대인에게도 드넓은 바다를 탐험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로 한하여 실현될 수 없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향해(抗海)’라고 칭했던 것 역시 풍랑이 없고 상대적으로 물결이 잔잔한 지중해 해역에 국한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는 그림의 떡과 같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남침, 즉 나침반이 발명되고 난 후 바로 항해에 이용되면서 나침반은 사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중국은 최초로 나침반을 항해에 이용했던 나라에 해당한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보니 전쟁도 잦았고, 또 우호적인 교류도 많았다. 이 책에는 수 당과 고구려의 전쟁이 소개되고 있다. 수나라의 문제가 고구려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이어 수 양제가 세 차례나 고구려를 침략한다. 611년 수양제는 113만이나 되는 대군을 동원해 고구려를 친다. 그리고 두 번 더 고구려 정벌에 나서지만, 인적 물적 자원만 막대하게 소모하고 전쟁은 졌다. 그 결과 수나라는 건국한 지 20여 년 만에 망하고 만다. 그리고 당나라가 건국 되고 당에 의해 고구려는 망하게 된다. 이어 당은 세계적인 대국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고구려와 수 당의 전쟁은 수나라를 멸망시킨 계기가 된 셈이고, 당나라는 번성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의 역사를 거시적으로 다루었고, 중국의 역사를 재해석했으며, 중국의 역사를 동양인의 시각에서 되짚어 보는 책이다. 책은 단순히 중국 역사의 흐름만 담은 것이 아니라 중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이념ㆍ제도ㆍ문학ㆍ과학ㆍ무역ㆍ탐험ㆍ인구ㆍ철학ㆍ종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항목마다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라는 글을 실어 역사적 사건이 당시 사회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 역사의 의미를 좀 더 깊게 생각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중국사 산책』 그대로 중국 역사의 산책길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거대한 중국의 역사를 아주 쉽고, 섬세하면서도 거시적으로 파악하게 될 것이다. 770쪽의 방대한 분량이지만 중국 역사를 한 권으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