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오늘날 텔레비전과 같은 공중파 방송이나 우리 주변에서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제 우리 한국어도 자국어만이 아닌 세계화에 한걸음 다가선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다. 21세기는 세계화. 이런 타이틀을 반영하듯 세계화의 바람에 힘입어 각 국의 나라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문화를 소개하고 공유한다. 한국도 예외일 수는 없다. 동아시아, 유럽. 미국 전 세계에 한류의 바람과 더불어 한글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한글은 언어보물창고라고 할 만큼 무수히 많은 의미들이 내포되어있다. 오늘은 이러한 시각에서 사이버한국외대 한국어학부 진정란교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교육
 

Q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사이버한국외대의 특징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 현재 한국어학부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을 담당할 한국어교원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입니다. 다른 사이버대학에도 같은 전공의 학과가 있습니다만 우리학부는 학습자의 언어권별로 한국어교육이 가능한 교원을 길러내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학교와 달리 대조언어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전공 교과목의 내용을 구성하였고 해외 한국어교육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해외 현지에서의 한국어교육을 직접 경험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교수님께서는 온. 오프라인 강의를 통틀어 지금까지 많은 강의를 해오셨을 텐데요. 온라인 강의를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세요?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없습니다만 매학기 제가 가장 즐기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시험 기간인데요, 시험 전 학생들에게 시험장 입장을 알리고 시험을 끝내면서 학생들과 거의 실시간 채팅 수준으로 게시판을 통해 대화를 나눕니다. 한 학기동안 서로 고생했다고 위로해주고 고마운 마음을 나누고...저는 이런 시간이 참 좋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지만 이런 시간이 쌓이면서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 걸 느낍니다.
 

＃한글&한국어

Q교수님께서 한국어 교육을 전공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신가요?

- 제 학부 전공이 한국어교육입니다. 그 과에는 3학년부터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요, 그때는 막연히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멋있을 거라고만 생각했었지요. 그러다가 교생실습을 국제교육진흥원으로 갔고 거기서 외국인학생, 주로 교포학생들이었는데요, 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뿌듯함과 기쁨을 느꼈어요.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의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진로를 한국어교사로 정하게 되었어요.

Q교수님께 있어서 ‘한글’이란 어떤 것인가요?(너무 광범위한가요? 그냥 ‘한글’하면 떠오르는 것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수단이 되는 글자지요. 한글 창제 배경에 대해 아시죠? 물론 정치적인 해석도 있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만들어진 글자예요. 그런 동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른 글자에 비해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울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한글의 원리는 외국인들이 금방 깨쳐요. 물론 문장 단위로 가면 어려워하지만 글자의 원리는 몇 분이면 이해시킬 수 있지요.

＃세계화

Q 세계화에 힘입어 한글의 중요성도 점차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언어 중 한글만이 갖춘 특징과 한국어 교육부분차원에서 보완해야 되는 점이 있다면요?

- 한글의 큰 특징이라면 각 글자가 가진 소리가 그대로 글자로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영어와 비교해보면 ‘c’가 ‘can’, ‘ chair’, ‘school’에 사용될 때 모두 소리가 다르지요? 하지만 한글의 ‘ㅈ’은 받침으로 쓰일 때만 빼고 어디서든지 같은 소리로 발음됩니다. 그래서 소리를 듣고 그대로 받아 적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한 음절씩 발음할 때는 정확하게 받아 쓸 수 있지요. 보완해야 할 점이요? 이미 완성된 글자이니 보완한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습니다만 외국인이 한글로 쓰기를 할 때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한 적절한 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은 있습니다. 말은 변하지요? 우리말도 변하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셨을 당시와 비교하면 자음의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반치음이란 여린히읗이 사라진 것이 그 예인데요, 요즘 우리가 쓰는 말 중, 특히 모음의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와 ‘개’를 구분해서 발음할 수 있으세요? ‘예’와 ‘얘’도 구별하기 어렵지요? 어떤 학자는 언젠가 한글의 모음 수가 줄어들 거라고 말하는 분도 계세요. 우리가 우리말을 잘 닦아 쓰지 않으면 그렇게 되겠지요.

Q 아무래도 한국어의 교육 같은 경우 국내에서도 필요하지만 해외에서도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에 우리 한글을 보급할 때 어떤 측면으로 접근해야 될까요?

- 한국어의 보급과 한글의 보급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 이야기를 들어보셨지요? 그분들이 받아들인 것은 한글이라는 문자이지 한국어가 아닙니다. 한국어의 보급은 해당 지역에서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느냐와 관련이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한국어 학습 열풍에 대해 들으셨죠? 왜 이 지역에서 한국어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진 걸까요? 물론 우리 대중문화 컨텐츠의 인기가 한몫을 하고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우리 국력이 세졌고 이와 함께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고 국내로 취업하러 오는 외국인도 많아졌죠. 그 지역 사람들에게 한국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사회적인 성공에 해당합니다. 한국어를 배워야 취업이 유리하니 한국어 학습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죠. 한글의 보급이나 한국어의 보급 모두 기본적으로 우리가 진출하겠다고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지역에 한글이, 한국어가 필요한 ‘그것’이 되어야 하지요.

＃나눔

Q현재 한국어교원강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교육자로서 가져야 할 기본소양이라든지 좀 더 한글을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소개해주신다면요(교수님만의 노하우를 말씀해주세요)
- 뭘 가르치든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어는 배우기 힘든 언어입니다. 일본어가 웃으면서 들어가서 울면서 나오는 언어라고 하지요? 한국어는 웃으면서 들어가서 울면서도 나오지 못하는 언어라고 합니다. 그만큼 한국어를 잘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습자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인내심도 필요하지요. 그리고 한국어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려면 한국어에 대해 잘 알아야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얼마든지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서요. 그런데 어설프게 아는 것은 잘 알려줄 수 없습니다. 자신이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요. 그래서 한국어교원이 되시려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셔야 합니다. 그 다음이 학습자에 대해 잘 아는 것입니다. 어떤 특성이 있는지, 어떤 배경이 있는지를 잘 알면 그에 알맞은 방법을 사용해서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학습자의 언어를 아는 것도 도움이 되고 그들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비교할 수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되겠지요.

Q 평소에도 교수님께서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고 언제나 학생들에게 다정다감하신데요. 특히 우리 한국어학부 학생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 우리학부 학우님들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학습을 하고 계신 모든 학우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또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잘 압니다. 모니터 앞에서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 일인가를요. 우리 학우님들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생을 풍요롭게 일구어 가고 계신 훌륭한 농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어학부 학우님들은 학습 동기가 매우 이타적이지요. 사실 한국어교사의 사회적 지위가 아직 그리 높지 않습니다. 급여나 여러 가지 활동 여건이 훌륭하다고 볼 수 없지요. 우리학부 지원자들의 과반수 이상이 한국어 자원봉사와 다문화 가정 지원 등에 관심이 있고 그런 분야에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사회에 대한 기여, 약자에 대한 봉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질적으로 높이고 싶다고 하시니말입니다. 그리고 사실 졸업하기까지 공부가 쉽지 않거든요. 한국어학부 학우 여러분, 자랑스럽고 또 사랑합니다.

진정란 학부장
 

현직 :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부 학부장
담당교과목 : 한국어문법교육,한국어읽기교육,한국어말하기교육,한국어교육실습

학력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석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사범대학 한국어교육과(학사)

경력
Maryland University(용산 캠퍼스) 한국어강사(1991-1992)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평가원 한국어과(현 한국어문화교육원) 한국어강사(1992-2006)
미국 Tougaloo College Fulbright Visting Professor(2008. 8-2009. 7)
미국 미시시피 잭슨한국학교장(2008. 9. - 2009. 8)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부장(2007-현재)
TOPIK(한국어능력시험) 출제위원, 채점위원, 평가위원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심사위원

논문
한국어 구어의 NPΦ 현상연구(1994.2)
한국어 이유표현의 담화문법 연구(2005.2)
'-길래'의 의사소통적 교육문법 기술에 대한 연구(2004.8)
한국어 이유표현의 일반적인 특징(2004.9)
유의 표현 '-느라고', '-바람에', '-거든'의 교육문법(2005)
한국어 이유표현의 담화 문법연구(2005), 박사논문
한국어 이유표현 ‘-길래’의 담화 문법 연구(2005), 담화와 인지
‘때문’ 구성 이유 표현의 담화 문법(2006), 언어와 문화
사이버를 통한 한국어교육(2007), NAKS국제학술대회
Discourse Grammar of Korean Connectives Expressions;'-teni', '-telato', '-telamyen'(2007), 담화인지언어학회국제학술대회
혼합 학습을 통한 한국어교원 양성 과정 개발 방안(2007), 국제한국어교육학회 학술대회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교수자의 역할(2007), 한국외국어교육학회 학술대회
재미동포 저밀집 지역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국어 캠프(2009), 외국어교육연구
중국인 학습자의 특성을 반영한 한국어교육(2009),한중언어문화연구
비한국계 학습자 대상 한국어 과정의 안착 방안(2009), 언어와 문화
재외동포를 위한 한국어교육과 표현교육(2009), 한국외국어교육학회 학술대회
미국 대학 교양 한국어과정의 학습 효율성 제고를 위한 Blended learning(2009), 외국어교육연구소 국제학술대회

저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을 위한 한국어문법-한국문화사(2003)
언어교수이론과 한국어교육-한국문화사(2006.2)
KOREAN for ETP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