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2.1.21 금 11:00
> 뉴스 > Break Time
     
사요나라(さようなら, 안녕히 계세요), 오사카 그리고 교토!
2011년 02월 14일 (월) 조은비 기자 garcis1004@hotmail.com

뜬다, 뜬다, 뜬다! 3년 반 만에 비행기를 타니 감회가 새롭다 못해 신선하다. 이웃나라이면서 마음은 먼 나라인 일본, 오늘 만나러 간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전철을 타고 미도스지선(전철 노선이름)의 요도야바시역에 도착해서 조금만 걸으면 우리가 묵을 호텔이 나온다. 새내기 때부터 만나 지금까지 알고지내는 나의 친구 ‘썬,’ 일본어 전공이라 그 아이만 믿고 일본행을 끊었다. 김포에서 2시비행기를 타고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와 우메다역으로 향했다. 역에 내려서 처음으로 향한 곳은, 역과 연결되어 있는 한신백화점, 지하 1층엔 각종 음식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선물용 과자부터 즉석요리들까지! 먹을 거라면 이성을 잃는 나에게는 천국이나 매한가지다. 이카(いか)는 우리말로 오징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오징어를 넣고 부침개같이 구운 것이 이카야키, 배가 고팠던 우리에겐 천상의 맛이다. 조금 둘러보니 한국으로 가져가고 싶은 먹을거리들이 있어 점찍어놓고, 먹을 것을 뒤로하고 우메다 공중정원으로 출발했다. 한신백화점에서 약 20분정도 걸어가야 나타나는 우메다 빌딩, 그 꼭대기에 공중정원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4층에 내린 후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에스컬레이터가 한 건물에서 다른 건물로 이동시켜주어 올라가는 길에 양쪽으로 야경이 보인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리면 다양한 의자들이 즐비한 곳에 도착한다. 창 쪽을 향하는 커플 석부터 기이한 모양의 의자까지, 각종 포즈를 취하며 그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았다. 야경을 잘 볼 수 있도록 통유리로 된 바깥을 바라보며 넋을 잃고 말았다. 야외옥상과 연결된 계단을 올라가니 화려한 밤풍경이 펼쳐있다. 열심히 야경을 찍고 돌아온 숙소에서 유카타를 변형시킨 실내복을 입고 아사히맥주를 홀짝이며 오늘을 기록하고 내일을 계획한다. 내일은 일본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아침 7시 40분, 알람이 울리는 소리에 옷을 갈아입고 식당으로 향했다. 호텔의 식당은 뷔페식으로 여러 가지 음식이 있었다. 조용히 식사하는 사람들, 우리나라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그 정도의 인원이라면 벌써 왁자지껄하게 밖에까지 소리가 들려야한다. 공공장소에서 다른 이에게 피해주지 않으려는 심성을 가진 일본인들,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알찬 식사를 끝내고 10시 경, 우리는 시조가와라마치역으로 향했다. 역에서 46번 버스를 타고 지온인으로 향하는 동안 버스 내부를 잠시 관찰해보니 좌석마다 차임벨이 있다. 전철처럼 옆으로 앉을 수 있는 좌석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벨이 있었다. 버스 앞에는 다음 역이 어느 역이라는 전광판이 있었고 외국인도 읽을 수 있도록 영어로도 알려준다. 도로의 방향은 우리와 반대, 버스를 타는 방향도 우리와 반대이다. 뒤로 타고 앞으로 내린다. 탈 때는 타고 내릴 때 요금을 낸다. 우리는 간사이 패스라서 패스기계에 넣으면 스르륵 소리와 함께 반대쪽으로 카드가 나온다. 우리처럼 타고 내릴 때 카드를 찍는 체계가 아니었다. 또 버스에 계단이 없어서 다리가 불편한 사람도 무리 없이 탈 수 있어보였다. 한 두 개의 버스만 그런 것이 아니라 타고 내린 모든 버스가 그랬다. 우리가 배워야 할 두 번째 모습이었다.

지온인은 방어가 취약했던 니조성을 품에 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니조성에서는 직선거리로 3km정도 된다고 한다. 옛날 맑은 날엔 나안으로도 볼 수 있었으나 현재는 성과 사찰 사이에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서 볼 수 없단다. 지온인에 들어가는 목조문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건축 문(門)이라고 한다. 문의 2층에 올라갈 수는 있는데 2층은 사진촬영이 불가하다. 문 안에 들어가면 가운데 큰 불상과 주변에 나찰들의 상이 열지어 서 있다. 그들 중 유일하게 불상을 바라보고 있는 상이 있는데 그 나찰이 불상의 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불상 앞에 조그마하게 만들어놓은 승려 부부상이 있다. 이 나라에서는 승려도 결혼이 가능한가보다. 부부는 이 사찰을 지을 때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써서 결국 자결하였다고 한다. 일본의 근간을 잡고 있는 ‘화(和)’ 사상 때문일까! 일본에서는 큰 기업이 부도가 나면 그 회장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결하는 일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죄의식 혹은 의무감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차원에서 생각하면 이해할 만도 했다. 문을 내려와 계단을 올라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본당이 나타난다. 본당으로 들어가는 계단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가파른 계단의 남자길, 다른 하나는 완만한 계단의 여자길인데 우린 남자길로 올라갔다. 본당 밖에는 우리나라 약수터처럼 생긴 곳이 있었는데 이 물은 마시는 물이 아니라 손을 씻어 마음을 정화시키는 의미라고 한다. 외국인들은 모르고 마시기도 한단다. 떠먹을 수 있는 국자 같은 것도 있지만 속지 말 것! 일본의 사찰은 지붕이 우리보다 가파르고 더 길었다. 기와가 땅에 닿을 것 같은 기분이 들며 법당 안에 들어갔다.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어야 한다. 법당은 화려하고 조용했다. 스님의 불경소리가 들릴 뿐, 아무런 잡음도 들리지 않았다. 지온인을 나올 때는 계단이 완만한 곳으로 내려갔는데 이 길은 말이 다니기 위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지온인을 나와 12번 버스를 타고 금각사로 향했다. 금각사에서는 입장료를 내면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부적을 준다. 금각사(金閣寺, きんかくじ)는 가마쿠라시대의 귀족인 사이온지 킨쯔네가 운영했던 별장을 무로마치막부 3대장군인 아시카가 요시미쯔가 양도 받아 「키타야마도노=킨카쿠」를 조영하였다고 한다. 쿄코연못의 북쪽에 자리한 금각사는 그 위태가 참으로 우아했다. 금박으로 장식하여 햇빛에 닿으면 반짝반짝 빛났다. 때마침 날씨도 맑아 참으로 화창한 사진을 거둘 수 있었다. 일본을 출국하기 전부터 썬이 걱정을 했다. 하지만 우리의 걱정은 쓸데없는 일이었다. 날씨는 항상 맑았다. 비가 온다는 예보도 틀렸다.

금각사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오마모리(おまもり)를 파는 곳이 있다. 오마모리는 일본의 부적으로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건강, 부, 소원성취, 합격, 연애 등등 여러 가지 부적들을 판다. 부적은 자신만 갖고 있어야 하며 함부로 보여주어서도 안 된다고 한다. 금각사 여정을 마칠 때 즈음 맛차(抹茶, まっちゃ)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우리말로는 말차라고 표현하는 이곳은 다다미방으로 된 찻집이다. 500엔을 내면 차와 화과자가 나온다. 처음엔 서로 절을 하고 차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는데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신다. 썬에 의하면 금각사에서 만든 낫토(納豆, なっとう)가 조금 포한된 앙꼬가 들어가 있는 화과자(和菓子, わがし)라고 한다. 보통 우리가 오카시라고 부르는 게 일본과자다. 따뜻한 다다미방에서 씁쓸한 맛차와 달콤한 과자를먹으니 몸이 절로 노곤해진다.

몸을 녹이고 찻집을 나와 59번 버스를 타고 료안지로 향했다. 료안지는 일본의 카레산스이식 전통정원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돌과 바위, 자갈, 그리고 이끼와 흙으로 이루어진 이 정원은 일본 드라마나 만화에서 기풍 있는 일본식 옛집이 나올 때나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여백의 미가 돋보였다.
겨우 세 곳을 돌아보니 벌써 오후 4시 반, 교토의 사찰들은 겨울엔 일찍 문을 닫는다. 그래서 다시 시조가와라마치역으로 돌아와 일본에밖에 없다는 모스버거를 먹으러 갔다. 해외에 체인점도 안내준다던 모스버거, 그 날 가보니 아시아에 몇 군데 점포를 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없다. 소문대로 싱싱한 토마토와 야채, 그리고 두꺼운 고기가 점심도 못 먹고 돌아다닌 우리를 감동케 했다. 저녁을 먹고 상점이 즐비한 기온의 거리를 갔지만 우리가 너무 늦은 관계로 상점들이 거의 닫았다. 그 전통적인 거리에도 스타벅스는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튿날은 우리에게 있어 오사카에서 밤을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오사카성과 카이유칸을 보기로 한 오늘, 동선을 고려하여 오사카성부터 보기로 했다. 오사카성은 주오센의 다니마치욘초메역에서 하차하여 조금 걸어야 한다. 역에서내리자마자 우릴 반기던 것은 오사카역사박물관, 박물관 옆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집이 하나 있었다. 5세기경에 지어졌다는 집은 우리나라와 중국의영향을 받는 건축물이라고 한다. 조금 더 걸으니 오사카성의 천수각의 머리만 힐끗 보인다. 그 머리부분을 따라 걸어가니 오사카성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가 나온다. 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만든 인공연못 정도로 해 두자.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절, 도쿠가와 이에야스로부터 습격당한 전투에서 성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모두 없애 적의 침입으로부터 지키려 했지만, 성이 함락되자 되려 싸움에서 진 패잔병들과 여자들이 성을 빠져나가는데 갖은 고생을 다 하게 만든 주요 요인이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엔 대문이 있고 대문을 지나면 커다란 돌덩이들이 성벽을 둘러싸고 있는데 오사카에서 가장 큰 돌덩이라고 한다. 돌 벽을 지나 시립박물관이 등장한다. 한데 어디서 많이 봤다. 지난 2월호에서 알려드린 국립현대미술관 Made in Popland전에서 예술작품으로 등장했었던 건물이다. 한 남자가 제복을 입고 시립박물관에 올라서 일본의 현대미술이 변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동영상으로 만든 현대미술작품, 작품에서 본 건물이 이렇게 우연을 가장하여 나타나니 신기했다. 미술전을 안 갔었다면? 일본에 가지 않았더라면? 일본에 갔더라도 전시를 안 보고 갔더라면? 난 그저 천수각과 어울리지 않는 칙칙한 건물이 하나 서 있네 하고 말았을 것이다. 인생은 우연과 필연의 연속이지 않을까!

시립박물관을 지나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천수각으로 향했다. 오사카성은 무료이지만 천수각은 600엔을 내야한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려 관람을 시작했다. 5층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패한 전투의 상황을 그린 그림에 대해 동영상으로 설명 하는 스크린이 있었다. 한국어로도 나와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8층으로 올라가면 오사카전망대가 있는데 먼 곳 까지도 볼 수 있다. 낮에 본 오사카는 왠지 모르게 건조하고 메마른 모습이다. 다시 4층으로 내려와 관람을 계속했다. 3층과 4층은 사진촬영이 안되어 눈으로만 봐야했다. 거기엔 패잔병들의 그림을 담은 병풍도 있었는데 스크린에서의 설명대로 그림은 패잔병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었다. 목이 잘린 패잔병을 넋 놓고 보고 있는 여자, 도적에게 잡혀가는 사내들과 아녀자들, 해자를 건너 겨우 나온 사람들을 공격하는 사람들, 여자를 업고 가는 장수 등 갖가지 모습들이 있었다. 그 표정이 재미있다가도 전쟁이라는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까웠다. 한 층 더 내려가니 카부토(かぶと, 투구)를 쓸 수 있는 곳이 나왔다. 300엔을 내야했지만 그래도 언제 또 써보겠는가 하며 써보았다. 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썬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진영의 장군이었던 사나다 유키무라의 카부토를 쓰고 기념촬영!

오사카성을 나와 다시 전철을 타고 오사카코역의 카이유칸으로 향했다. 카이유칸은 베이에어리어에있는 수족관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수족관은 맨 윗층에서부터 나선형으로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카피바라, 돌고래, 수달, 만타레이, 상어 등 덩치 큰 동물부터 해파리, 대게와 같은 생물까지 다양한생물종을 모아놓은 곳이었다. 시간만 잘 맞으면 먹이주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물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기를 바란다. 수족관에서 물고기 관람 후 근처 음식점에서 당고(団子, だん-ご)를 먹어봤다. 당고는 찹쌀떡에 달콤한 시럽을 올려 만든 간식 같은 것이다. 종류에 따라 시럽, 간장이 들어가거나 김에 말려 나오기도 한다. 맛이 어떠냐고? 먹어봐야 안다. 이건 정말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맛! 설명이 어렵다. 궁금한 분들은 지금 비행기 티켓 끊고 일본으로 향하시길 바란다. 국내에도 당고를 파는 집이 있을까? 홍대 근처에 있다는데 맛이 비슷할까 모르겠다.

이제 우리가 기다리던 저녁시간! 난바에 간다. 조금 걸으니 게 정식을 먹을 수 있는 곳에 도착했다. 대게샤브를 추천하여 먹어보니 속살이 말 그대로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보니 간판들로 휘황찬란하다. 이곳은 그 유명한 도톤보리, 각종 희한한 간판이 늘어서 있는 곳이다. 도톤보리 거리에서 다리를 지나면 신사이바시의 상점골목이 나온다. 우리나라 명동거리의 건물 사이사이 골목에 비가 안 새도록 천막을 쳤다고 상상하면 된다. 좌측통행을 하는 일본인들, 도로도 사람도 좌측통행이다. 그 작은 골목도 좌측통행을 지켜 다닌다. 양쪽으로 즐비한 상점들, 보세의류부터 유명메이커까지 없는 게 없다. 신사이바시거리를 지나 아메리카무라 거리를 지나 우리가 찾던 타코야키집을 발견했다! 타코(たこ)는 우리말로 문어라는 뜻으로 타코야키는 타코를 넣은 동그란 구이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나마 잘 알려진 일본의 거리음식이다. 부드러운 타코야키위에 마요네즈와 가츠오부시를 뿌려먹는 이 맛! 둘이 먹다 둘이 다 죽어도 모를 맛이다. 한국에서 먹는 것은 밀가루가 많아서 빵이란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여긴 잘 찢어져서 먹기는 조금 힘들었다. 가게 이름은 코가류, 아메리카무라 거리라 그런지 거리에선 팝송이 흘러나온다. 일본의 아메리카무라 거리에서 타코야키를 먹으며 듣는 팝송은 희한하게 어울렸다.

일본의 밤은 저물어갔고 우리의 여정도 끝을 달리고 있었다. 영국에서도 그랬듯, 일본에서도 이틀째가 되어서야 일본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 풍경, 집, 거리, 상점, 식당의 모습들,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하면서, 어딘가 다른 그들이다. 정확하게 이게 달라! 라고 말할 수 없어 더 난감했다. 그래서 그냥 ‘우리와 비슷해 보이는 다른 곳’이라고 정의하기로 했다. 깨끗한 거리와 조용하고 상냥했던 사람들이 가끔씩 그리울 것 같다.

참고문헌 : http://www.japan-i.jp/kr/explorejapan/kinki/kyoto/kyotoarea/d8jk7l000001mf4r.html

 

<일본여행기 동영상 보기>

 

 

 

* 정정: 동영상 중 '카이유'는 '카이유칸'의 오기임을 알려드립니다.

 

ⓒ 미네르바(http://minerva.cufs.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로 107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02450) | Tel) 02-2173-2580 Fax) 02-966-6183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조기석
Copyright 2004 Cyber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nerva@c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