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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기부터 함께해왔던 국립현대미술관 기행
2011년 01월 31일 (월) 조은비 기자 garcis1004@gmail.com

   
현대미술관 외관

현대미술관을 알아 온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 맞닿은 서울랜드와 식물원, 동물원과 함께 돌아본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었다. 그로부터 몇 년에 한 번씩은 방문하곤 했던 그곳, 산자락에 자리한 미술관은 왠지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계절마다 청취가 있는 그곳, 이번엔 사외대 독자 여러분과 함께 그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노래하는 사람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저 노래하는 사람의 노래 때문이다. 시간을 잘 맞춰 가면 이 사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위 사진에서 보이듯,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작품은 미술관 외관에 자리한 참 오래된 작품이다. 듣고 있으면 왠지 편안해지는 이 사람의 노래, 노래할 때면 입 부분을 다물었다 벌렸다 하며 노래를 부른다.

마음의 여유를 찾으러 가는 그곳에서 노래하는 사람의 마중을 받는다. 그리고 마주하는 것은 각종 설치미술품이다. 어디론가 올라가야만 할 것 같은 붉은 계단모양의 미술품, 에스키모 인들이 쓸 법하게 생긴 집 모양의 미술품, 모두가 함께 굴려야만할 것 같은 큰 공을 여러 사람이 받치고 있는 미술품, 커다란 저울들, 올라가고 싶어지는 높은 탑, 이들은 모두 내게 참 익숙한 작품들이다. 한 가지 조금 독특한 작품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철제로 된 집을 관통하는 나무. 집을 먼저 지었는지, 아니면 나무에 걸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번에 처음 발견한 작품이기도 했다. 미술관에 들어와 주차장 안쪽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긴 하다.

   
현대미술관 외관 설치미술품
   
 

어떻게 만들었을까 신기해하는 순간, 의문이 풀렸다. 일정한 크기의 철제 판을 모아 붙인 작품이었다. 자연과 하나가 된 순간, 꽃피는 봄에 찍었다면 푸른색의 나뭇잎과 참 잘 어울렸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무는 싫을지도 모르겠다. 딱딱한 것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으니 말이다. 한데 나무는 나무대로 적응하며 자랄 것이다. 그게 자연의 순리이니까.

   
현대미술관 외관 설치미술품. 주차장 안쪽으로 올라가야 볼 수 있다.

   
현대미술관 외관 화장실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 우연히 미술관 외관에 있는 화장실을 마주했다. 미술관의 화장실은 달라도 다른가 보다. 현대미술관로고를 본떠서 입구를 만들었다. 실제로 현대미술관의 실내화장실은 경기도에서 아름다운 화장실로 상도 탄 이력을 갖고 있다. 내부에 있는 화장실은 사진 찍으면 오해받을까 봐 찍지 못했지만, 가보지 않은 분들은 미술관 들렀다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란다. 은은한 조명과 산뜻한 타일, 편리한 비데설치, 기품 있는 그림, 이 모두가 잘 어우러져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기분이 들도록 돕고 있다.
 

   
현대미술관 내부 고(故) 백남준 씨의 작품
미술관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것은 고(故) 백남준 씨의 미술품이다.
백여 개의 텔레비전으로 이루어진 작품, 마치 높게 쌓은 첨성대 같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미술관의 중앙부를 차지하는 이 작품, 내가 잘 찾아왔다는 것을 실감 나게 해주는 작품이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촬영지로도 사용된 바로 이 나선계단, 아는 사람만 ‘아 저 작품이다’라고 탄성을 질렀을 것이다. 미술관에서 선을 보면 미술관에 어울릴지 클럽에 어울릴만한 사람인지, 향수 취향이 노골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독특한 판단 방법을 가진 드라마 속 주인공 김주원은 이 나선형 계단을 올라 백남준 씨의 작품을 뒤로하고 걷는 장면이 나온다.
   
현대미술관 내부 고(故) 백남준 씨의 작품
사실 난 매우 반가웠다. ‘아!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다!’라고 말이다. 오랜만에 찾은 나를 기다리듯, 그 자리를 지키며 ‘안녕’ 하고 인사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전시장은 바로 위 작품이 있는 원형전시실, 제 1, 2, 3, 4, 5, 6 전시실 및 야외전시실이 있고 중앙 홀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조각들과 그림들을 전시한다. 시기에 따라 기회전시 및 특별전시를 하며 덕수궁에 있는 덕수궁미술관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으로 상설전시 및 특별전시를 한다.


현재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Made in Popland’라는 한·중·일 세 나라의 팝아트 작품들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다. 사진촬영 금지라 사진으로 남길 수는 없었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전시를 다녀오시길 권해 드리고 싶다. 다소 시원시원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노골적인 타입의 전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다. 임산부나 심장이 약한 분은 관람하지 말 것을 권고하거나 혹은 19세 미만 관람불가의 작품들도 있으니 이 점 고려하여 관람하시길 바란다. 자세한 일정은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Made in Popland 전시자료
   
 

관람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도 점점 영국의 테이트모던과 같은 노골적이고 자유분방한 전시품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종종 작품을 감상하러 온 사람만이 아는 것이기도 하다. 무조건 노골적인 것이 현대미술이라는 것보다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방식이 좀 더 다양해졌다고 해야 할까! 서구의 문화에 대한 영향도 있겠지만, 한중일 삼국의 팝아트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나라마다 색깔이 있었고 문화가 엿보였다. 그거면 만족한다. 팝아트라는 장르를 재미있게 마주하고 있는 한 개인으로서 처음 영국에서부터 시작된 팝아트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 맞게 잘 자라나고 있는 듯해 보여 뿌듯했던 순간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전시를 보고 잠시 쉴 곳을 찾는다면 1층 원형전시실 뒤편에 있는 Lounge d를 추천하고 싶다. 전엔 간소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만 있었는데, 이번에 간 현대미술관은 Lounge d 라는 카페가 미술관분위기에 알맞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음료뿐 아니라 파스타, 피자와 같은 식사도 가능한 휴식공간이었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도 보였고 친구나 애인끼리 다정한 오후의 한 때를 보내는 사람들도 보였다. 오후의 아름다움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카페의 안락한 분위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랜만의 과천으로의 나들이하러 다녀온 나는 나 혼자 이런 특별한 전시를 알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교양인 CUFS 여러분과 나의 추억을 나누기로 했다. 자, 전시이야기 듣고 끓는 피를 주체할 수 없는 분은 지금 당장 카메라 챙겨 들고 과천행 전철을 타시길 바란다.

참고: http://www.moca.go.kr/index.do?_method=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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