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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는 내 운명~!!-삼성생명 비추미 여자농구단 소속 나에스더 학우
2006년 05월 01일 (월) 주현경 객원기자 juyuwoo@cufs.ac.kr

유난히 눈에 띄는 큰 키. 어디를 가더라도 직업이 뭐냐고 물어 올 때 마다 일일이 친절히 대답을 해준다고 한다. 삼성생명 프로 농구선수라고 있는 그대로 솔직히 대답을 해 주지만, 때로는 유도선수로, 때로는 씨름선수로 자신을 소개할 때도 있다는 약간은 엉뚱한 그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그녀의 운명은 농구선수로 정해져 있었다는 일본어 학부의 나에스더 학우를 만나보았다.


기자 :
이름이 상당히 독특하신데 이름에 관한 소개와 본인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답변 :
‘에스더’는 성경에 나오는 고대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왕의 유태인 왕비의 이름입니다. 모태신앙으로 어머니께서 지어주셨어요. 저는 현재 삼성생명 비추미 여자농구단 소속이자 사이버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부 소속입니다.


기자 : 포지션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그리고 키가 상당히 크신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키가 얼마나 되시는지요?

답변 :
전에는 포워드였는데 현재는 센터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늘 농구선수들과 생활하기 때문에 제 자신은 제가 그다지 큰지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180cm입니다. 참고로, 제가 태어났을 때 키가 하도 커서 남들이 백일 된 아이인줄 알았답니다.


기자 : 운동을 하시면서 뒤늦게 학업을 다시 시작하시게 된 동기가 상당히 궁금합니다. 특히나 외국어를 전공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으신지요?

답변 : 운동을 하면서도 공부에 대한 갈증은 늘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일본에 다녀오게 된 것이 일본어 공부를 하게 된 계기일거예요. 일본에 가보기 전까지는 왠지 모르게 일본에 대한 반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일본에 다녀온 후 그전까지 제게 있었던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 후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하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에 대한 저의 관심이 시작되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단한 후 구단의 소개로 일본 나고야에 있는 대학농구단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입단해 달라는 구단 측의 간곡한 권유로, 일본에 눌러 앉고 싶었던 저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저에겐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 때 다 하지 못한 일본어 공부를 계속 하고 싶어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던 중 사이버외대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이곳에 들어오게 됐을 때 저 못지않게 부모님도 많이 기뻐하셨습니다.


기자 : 처음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굉장히 특별하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으신지 매우 궁금하네요.

답변 : 저희 아버지께서 젊으셨을 적 한 때 농구를 하셨다고 합니다. 저에겐 외삼촌이 되시는, 그러니까 저희 어머니의 오빠와 저희 아버지는 친구이셨는데, 친구의 동생인 저희 어머니의 큰 키를 보고 아버지께서 청혼하셨나봅니다. 키 큰 여자와 결혼을 해 키가 큰 딸을 낳아 반드시 농구를 시키시겠다는 각오로요. 물론 다른 모든 점도 마음에 드셨으니 청혼하셨겠지만요. (웃음)


저희 집은 광주광역시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는데,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에 아버지께서 “너는 이제부터 농구를 해야 한다”며 광주 시내 농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시키셨습니다. 그 때부터 아버지는 제 개인코치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반드시 키 큰 딸을 낳아 농구를 시키겠다는 저희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 때부터 저의 농구인생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농구는 광주 수피아 여고 시절 많은 내적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운동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그러하실 테지만, 대학에 진학해야 할지 프로구단에 입단해야할지 저 역시 많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더구나 IMF 위기를 맞게 되면서 프로 여자 농구단이 5개로 감소되어 프로구단에 들어가기가 훨씬 더 힘들어진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프로구단 쪽으로 마음을 굳힌 다음 드래프트(야구, 축구, 농구에서의 선수 선발 방식)를 신청하고 기다렸습니다. 5개 팀에서 각2명씩 밖에 선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최종 발표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최종 발표가 나던 날 ‘삼성아가씨’라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많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부모님 역시 이 순간이 가장 기쁘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삼성생명에 입단해서 지금까지 6년 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유학 시절 잠시 외도를 했지만요.


기자 :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라면 지금까지 약 15년간 농구를 하신 건데요, 수없이 많은 경기가 있었겠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는다면?

답변 : 삼성생명에 입단하고 나서 처음 우승했을 때의 경기가 가장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전까지도 수없이 많은 우승을 맛보았지만, 뭐랄까 학창시절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뭐라 말할 수 없이 큰 보람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억이 안 나도록 술을 마셔봤던 날이기도 하고요.


기자 : 평소 연습량이 많을 텐데 학교 수업과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답변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오후 그리고 저녁 연습이 있습니다. 세타임의 중간 중간 휴식 시간이 한 두 시간 있는데, 그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틈나는 시간은 모두 수업을 듣는 것에 열중하다 보니 주초에 모든 강의를 끝마칠 수 있더라고요. (기자 : 이 부분에서 뜨끔 하는 학우님들 많으시리라 봅니다. 하하. 늘 주말에 몰아서 듣는 제자신도 부끄럽더군요.)


기자 : 평일에 주로 운동과 공부를 하시고 주말엔 주로 무엇을 하시는지요?

답변 : 정기시즌에는 주말에도 외박이 불가능하지만, 비시즌 기간에는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저녁까지는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학부 MT도 다녀올 수 있었고요. 제 나이또래의 여느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숙소에서 가까운 강남 역 인근을 배회(?)한다던가, 그냥 숙소에서 친구들과 지낼 때도 있습니다.


기자 : 그럼 현재 남자친구는 없으시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

답변 : 네. 남자친구 있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운데 남자친구를 만들 기회가 전혀 없네요.


기자 : 그렇다면 이 기회에 공개구혼을 한 번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우리 사이버외대에 정말 멋진 남성분들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답변 : 제가 기독교 집안이라 이왕이면 종교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보다는 키가 좀 더 크거나 비슷했으면 좋겠고요, 능력 있고 패기 있는 사외대인이라면 그것으로 만족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보기와는 다르게 굉장한 애교덩어리랍니다. (웃음)


기자 : 제가 보기에도 정말 애교도 많고, 성격도 너무나 쾌활하시네요. 그럼 끝으로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답변 : 이건 제가 늘 제 자신에게 하는 말인데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최소한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하시랴 공부하시랴 또 가정생활 하시랴 늘 열심히 하시는 우리 학우님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모든 학우님들 파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정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처음엔 부모님의 바람으로 농구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어느 새 제 인생이 되어버린 농구를 하게끔 해주신 부모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깊은 감사드립니다.
엄마, 아빠 너무나 감사드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사이버외대 모든 학우님들도 앞으로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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