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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FS 가을 도봉산에 오르다
한마음 등산대회
2006년 11월 01일 (수) 주현경 기자 juyuwoo@cufs.ac.kr


우리나라 산 중에서 찾는 이가 가장 많다는 도봉산.
1983년 4월 북한산과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도봉산은, 최고봉인 자운봉(739.5m)을 비롯하여 만장봉, 선인봉, 주봉 등의 암봉(巖峰)이 수려하고 빼어난 계곡을 품고 있다. 도봉산의 등산로는 포대능선-자운봉(혹은 신선대)-칼바위-우이암 능선으로 이어진다. 정상까지 오르는 데에는 다섯 개 정도의 다양한 코스가 있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도봉서원-천축사-마당바위를 잇는 가장 인기 있다는 코스를 택해 최종 목적지를 마당바위로 정했다.

초보자도 무난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라는 말에 다들 산책을 나온 것쯤으로 가볍게 여기고 출발을 한 탓일까, 아니면 평소 일과 학업에 지쳐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지 못한 탓일까? 산에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자 슬슬 지치는 기색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은 보라고 있는 것이지 오르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몇 몇 산책클럽 구성원들의 외침과 더불어 ‘산은 누가 만들어 놓아서 이렇게 힘든 짓을 하느냐.’ 등의 귀여운(?) 앙탈도 간혹 들렸지만, 그 정도의 육체적 고통은 뜨거운 사외대인들의 열정에 금세 고개를 숙였다.

10월 마지막 주가 올해 단풍의 절정이 될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아직 푸르른 잎들만이 무성히 뻗어 있었지만, 주변의 수려한 경관은 역시 일품이었다. 힘들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등판에 CUFS가 선명히 새겨진 빨간 조끼의 행렬을 좇아 부지런히 전진했다. 손잡고 줄맞춰 소풍 나온 어린애들 마냥 쉼 없이 재잘거리기도 하고,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어느덧 우리의 목적지인 마당바위에 도달했다.본 기자는, 마당바위라 하기에 마당처럼 넓게 펼쳐진 커다란 돌덩이쯤으로 예상을 했었다. 예상은 빗나갔지만 깎아내린 듯 위에서 아래로 미끈하게 펼쳐진 모습은, 마치 누군가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 보였다.











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과연 이럴 때 제값을 하리라. 목적지에 도착하자 주변 경관을 살피기에 앞서, 출발지에서 나누어준 각자의 도시락을 풀었다. 엄마가 싸 주신 도시락은 아니지만 엄마의 정성 못지않게 각 학부 임원진들이 정성스레 준비해서 일일이 한 명 씩 나누어준 도시락. 김밥 도시락과 함께 받은 또 하나의 반가운 녀석은, 산에 오르는 내내 등에 매달려 어느새 뜨뜨미지근해진 막걸리 한 통. 시원하지도 않은 막걸리가 무슨 맛이 있느냐고 의문을 가지는 우리 사외대 가족이 있으실지 모르겠으나, 냉장고에서 금방 꺼내 톡톡 튀는 기포와 함께 하얀 거품이 몽글몽글 올라오는 맥주보다도, 서울 시내의 야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차가운 와인 한 잔 보다도, 우리들이 마신 그 날의 막걸리는 구름 위에서 먹는 달콤쌉싸름한 꿈의 맛이었다. 바로 힘든 노동 후에 질펀히 앉아 푹 익힌 시금털털한 김치 한 조각과 먹는 막걸리 맛이 그 맛이리라.

간단한 식사와 함께 오랜만에 만난 정겨운 얼굴들과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한 곳을 바라보면서 함께 ‘야호’하고 소리도 지르며 가을의 오후를 만끽하였다. 올라오면서 흘린 땀이 식자 등줄기에 어느 새 한기가 느껴졌다. 어느 학부 할 것 없이 한 자리에 모여서 단체 사진을 찍고, 산 아래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만찬을 위해 내려 갈 채비를 했다. 언제 힘들었냐는 듯이 올라갈 때의 약 두 배의 속력으로 빠르게 내려오자, 반갑게 우리를 기다린 것은 만찬만이 아니었다.

임시총학과 학교에서 준비한 다양한 상품과 더불어 막간을 이용한 보물찾기가 그것이었다. 이종격투기 스타 효도르 선수가 자주 방문한다는 소문난 오리고기 집에서 만찬을 즐기며, 중간 중간 보물찾기를 해 상품을 타는 것 또한 오랜만에 맛보는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산에 오르면 누구나 한 가족처럼 친근해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내 학부, 네 학부 할 것 없이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누가 큰 상을 타고 누가 좋은 상품을 받고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같은 목적으로 같은 이유로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는 점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한마음 체육대회가 한마음 등산대회로 바뀌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체육대회면 어떻고 등산대회면 어떠랴. 체육대회를 하지 못한 아쉬움보다, 함께 웃을 수 있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외대 가족이라는 소속감과 뜨거운 열정을 느낀 시간이 이토록 값진 것을. 이번 행사는 특히 학생들이 주관하는 첫 번째 행사였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값진 것이 아닐까 싶다. “등산의 기쁨은 정상에 올랐을 때 가장 크다. 그러나 최상의 기쁨은 험악한 산을 기어 올라가는 순간에 있다.”는 니체의 명언처럼, 개교 3년을 꼬박 채워가는 우리들의 학교... 우리네 스스로 기어올라 정상까지 함께 가는 사외대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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