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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실 기자의 아시아 문화 여행기 3-필리핀 편
2007년 03월 01일 (목) 윤정실 기자 laboca@hotmail.com

필리핀은 우리나라 신혼 여행객들에게 상당히 매력 있는 신혼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이 나라는 우리가 사춘기시절부터 꿈꾸던 핑크빛 낭만을 꿈꾸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치안이 불안하긴 하지만 국가가 주체가 되어 관광 사업으로 나라의 살림을 운영하는 대표적 나라 중의 하나이다.

‘필리핀’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산호가 너울너울하고 비취색을 띄는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자꾸지’가 놓인 고급 풀 빌라를 떠올리는가? 혹시 결혼을 했다면, 필리핀이라는 나라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보고, 미혼이라면 신혼여행을 가기 전에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문화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필리핀의 역사 또한 우리네 역사처럼 침략의 역사였다. 1945년 미(美)군이 필리핀을 탈환하고 이듬해 4월 총선거가 실시되어 ‘로하스’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7월 4일 필리핀 공화국으로 독립하기까지의 역사를 느껴보기로 하자.

학우 여러분들이 모두 알고 있는 ‘마젤란’이 1521년 세계 일주에 나선 후 세부 섬에 도착한 것을 계기로 스페인은 당시 ‘다투(datu)’라 불리는 우두머리와 그 가족, 자유민(평민), 예속민의 3계급으로 구성된 부족사회(바랑가이라 부른다)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일제의 침략을 받았던 당시 언어말살 정책과 함께 정치․사회 개편이 이루어졌듯이 필리핀의 모든 사회구조는 스페인에 의해 재편성 되고, 행정관청 또한 로마가톨릭의 전도 개종과 아울러 전 국토에 교구교회를 가지게 되었다.

어느 식민지 사회나 그렇듯 스페인의 식민지 정책은 필리핀의 장기적인 경제발전을 어렵게 만들었고, 스페인의 주된 경제 활동이었던 범선무역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동방의 산물과 신대륙 멕시코의 은화를 중계하여 엄청난 이득을 얻어갔다. 그러나 그도 잠시 범선무역이 벽에 부딪침에 따라 재빠르게 19세기 초에는 자유무역 정책을 채택하고 1834년에는 마닐라 항을 정식으로 개항하게 되었다.

이 때 필리핀은 설탕, 담배, 마닐라삼 등 상품작물의 재배가 수에즈 운하의 개통에 힘입어 급격히 발전하고 경제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그 후 경제적 자립을 시작하면서 필리핀이 드디어 민족의 자유를 갈망하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어느 나라든지 구국운동의 선구자가 있다. 필리핀에서는 우리나라의 김구선생님 같은 ‘J.리살’이 있었다. 이 위대한 구국자 한 사람이 도화선이 되어 1898년 E.아기날도를 수반으로 하여 드디어 독립이 선언되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공화국 헌법이 기초 되었다. 그러나 그도 잠시, 파리조약에 따라 미국은 필리핀을 할양 받게 되는 시련을 겪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의 침략까지 받게 된다.

그러나 아시아는 밟히고 밟혀도 다시 살아나는 힘이 있지 않은가. 그 힘은 결국 7월 4일 필리핀 공화국으로 독립되게 만든다.

아시아의 역사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침략문화가 주는 씁쓸함 때문에 안타까울 때가 많다. 나라를 막론하고 더 이상의 침략의 역사는 잔재까지 뿌리 뽑혀야 하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역사는 잠시 뒤로 하고 이 나라의 아름다운 여행지로 한번 떠나보자.

첫 번째로 필리핀 여행지의 백미라 불리는 루손 섬을 소개한다.
수천 년의 세월동안 진행 된 대지의 예술이라 불리는 바나우에의 계단식 논은 2,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코르디예센트럴 산맥의 허리를 깎아서 만든 곳으로 이곳에선 계곡의 경이로운 경치 하나만으로도 힘들게 찾은 여행객의 고생을 충분히 보상 할 만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호텔에서 머무는 것도 좋겠지만 이왕이면 단체관광단에 참여하여 원주민들과의 생활도 만끽해 봄 직하다.


둘째로는 개인이 소유한 섬에서 즐기는 고독을 느끼고 싶다면 아만풀로 리조트를 권한다. 한낮의 작렬하는 햇살 아래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50개의 카시타는 바하이 쿠보라는 전통적 가옥을 모델로 하여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만들어졌는데 실내장식은 가히 예술이라 할 만하다. 한가한 한 때를 즐기고 싶다면 한번쯤 필리핀의 자존심인 이 리조트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조금 더 이색적이고 고급스런 느낌으로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이스턴 오리엔탈 특급열차를 추천한다. 캄퐁 마을의 일상생활만큼이나 유유자적하는 속도로 달리는 이스턴 오리엔탈 특급열차는 싱가포르에서 출발하여 역사적으로 고무 플랜테이션으로 유명한 말레이 반도를 거쳐 열광적인 천사들의 도시로 알려진 타이의 방콕까지 갔다가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오는 열차이다.
짙은 안개와 진한 풀 냄새 가득한 정글을 뚫고 지나는 기차의 차창 밖으로 차(茶) 농장, 언덕 위의 불탑, 전원적인 시골 풍경들을 느린 모습으로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멋진 특급열차다.

물론 가격은 조금 비싸다. 1인 가격기준 2박 3일 식비 및 부대비용 포함해서 1,500달러 정도, 우리나라 원화로 환산하면 1,500,000원 정도인데 열심히 살아 온 자신에 대해 ‘그 동안 고생했다’라고 어깨를 툭툭 치며 보상 한번 해 줄만 하지 않을까.

필자는 많은 시간 동안 부모 및 자녀들을 위해 살아 온 자신에게 때론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여행으로 자신을 격려 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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