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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화의 거리. 그곳에서 따스한 봄을…
2007년 05월 01일 (화) 서은희 객원기자 silvereh@hanmail.net


개나리꽃이 만발하고 겨울 내내 외로워하던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잔뜩 움츠러 들었던 몸이 기지개를 켜는 봄을 기대했던 나.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난히 쌀쌀하고, 눈발까지 날렸던 3월을 뒤로하고 4월이 되자 어느새 봄은 성큼 내 옆에 다가와 있었다.

유난히 밝은 햇살에 눈이 부시던 4월 중순의 어느 날.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의 거리 인사동. 그곳을 찾았다.

시가 적혀있는 돌. 큰 배낭을 메고 이곳저곳 바삐 구경하는 외국인들. 다른 거리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영어간판 대신 익숙치는 않지만 정겨운 정자체의 한글간판들. 문화의 거리라는 명칭답게 인사동은 들어서자마자 무엇인가 특별함이 느껴졌다. 무엇이 인사동을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의 거리로 만들었을까? 그 특별함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인사동에는 볼 것이 많다.
눈으로 보기에도 사진으로 담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정말 예쁜 것들이 많다. 보기만 해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오색실의 노리개. 사진을 껴놓으면 마치 조선시대의 공주님이 된 것 같은 고풍스런 느낌의 액자. 압화를 사용하여 만들어 얇은 종이에서 빠알간 꽃이 피어날 것 같은 한지.

다시 저 시대로 간다면 불편은 하겠지만 낭만이라는 두 글자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옛날 물건들도 참 많다. 세계 1위 휴대폰 보유국답게 지금은 보기 힘든 주황전화기. 어린시절에 없으면 못 살 것 같던 만화영화의 캐릭터. 불량식품이라 치부되었지만 주머니 속에서 나온 50원짜리 동전 하나로 아이들을 종일 행복할 수 있게 만들었던 군것질. 이러한 것들을 보자 왠지 나만의 추억의 비밀상자 속에 들어간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인사동하면 생각나는 것이 각종 전시회이다.
주변 곳곳에는 소규모 작품 전시회와 크고 작은 화랑들이 즐비해 있다. 작품들도 다양하다. 흔히 전시회라 하면 유명한 작가의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인사동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이 그린 것처럼 알록달록 여러 색감으로 멋을 낸 작품이 있는가 하면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하게 여길 수도 있는 여백의 효과를 준 작품. 또한 입체감을 살린 여러 조형물들로 인사동은 그 자체가 하나의 큰 미술관이었다.

또 하나의 자랑거리 쌈짓길을 놓칠 뻔 했다.
각 층에 여러 가지 다양한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쌈짓길에는 입구에서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림 뿐 아니라 손으로 만든 비즈 공예, 한지 공예, 염색공예 등등 많은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거나 일부는 판매되고 있었다. 전시회나 화랑에서의 느낌과는 또 다른 작은 미술관에 온 것 같았다. 물론 평소에는 미술이라는 것에 관심이 있거나 하지 않았던 나조차도 이곳을 접하고 나니 왠지 내가 예술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말이라 유달리 북적이는 거리에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여러 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의 얼굴 속에는 하나같이 특별한 무엇인가의 표정을 가지고 있었다.

교복을 입고 기타 하나를 든채 스스로 작곡한 노래라며 자랑스럽게 부르는 앳된 고등학생의 얼굴에서 ‘열정’을 느꼈다.

중년이 훌쩍 지나 소일거리로 집안을 장식할 골동품을 찾는 듯. 이리저리 둘러보며 다정히 손을 잡고 걷는 노부부의 얼굴에서 ‘여유’를 보았다.

손으로 직접 방아를 찧고 묘기를 부리며 떡을 써는 떡장수의 땀방울에서 ‘행복’을 발견했다.
이런 사람들의 여러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의 표정은 어떠한지가 궁금해졌다. 나는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내 얼굴은 기쁨.. 아니 설렘.. 아니면.. 즐거움..?

마치 하루 동안의 짧은 여행을 한 듯하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아가는 듯한 일상에 지쳐있는 현대인의 탈출구로 감히 인사동을 추천한다.
자신만의 추억의 상자 속에 들어가 보고 싶다면..
단 하루만 작가, 화가, 혹은 예술가가 되고 싶다면..
그대의 얼굴이 지금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체하지 말고 인사동으로 가보자.

추억의 비밀상자 속에서 예술가가 되어 그대의 표정을 보고 기쁨이 충만한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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