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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간 교육 격차, 이대로 둘 것인가
2007년 06월 01일 (금) 연세대 원주캠퍼스 부총장 정갑영 minerva@cufs.ac.kr

얼마 전 우리 캠퍼스에서는 700여명의 폐광지역 학생들을 무료로 초청하여 체험학습을 실시하는 겨울캠프가 있었다. 정선과 영월, 태백 등 강원도 산간의 중학생들이 3주일 간 원주 캠퍼스에서 기숙하며, 과학 실험과 글쓰기는 물론 문화체험과 포크 댄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던 것이다. 학교 시설은 열악하고, 학원 하나 제대로 찾기 어려운 이들에게 외국인과 영어를 하며, 대학에서 특별한 교육을 받는 게 얼마나 감동적이었겠는가. 떠나기가 섭섭하여 눈물로 가득했던 수료식 때의 아이들 모습을 연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찡하기만 하다. 분명 신문의 표제처럼 “유학 같은 과외”나 “꿈같은 방학”으로 아이들 마음속에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물론 꿈같은 방학은 길지 않았다. 겨우 3주일을 즐겼을 뿐, 언제 다시 이들이 캠퍼스에 돌아 올 수 있겠는가. 그 꿈은 요원하지만, 잘 사는 친구들이 모두 떠나버린 외로운 산골에서 가재를 벗 삼아 준비해야만 한다. 실제 지방교육의 열악한 현실은 너무 참담하기만 하다. 좋은 학교는 차치하고, 시설과 학습 여건이 도시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학생 숫자도 적을 뿐 아니라, 교사 몇 사람이 여러 과목은 물론 잡다한 일들까지 챙겨야 하니, 어떻게 교육의 질을 논할 수 있겠는가.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좋은 학교로의 진학을 꿈꾸겠는가. 교육여건이 이러하니 주민들은 떠나버리고, 그럴수록 지방 교육은 더욱 피폐화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어디 이런 현실이 강원도 지역에만 국한되겠는가. 수도권을 제외하면 교육여건이 좋은 곳이 한 군데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선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조차 찾기가 힘들다. 지방에서는 공장 하나라도 유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오히려 수도권 편중은 심화되고 있다. 좋은 교육여건이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인이라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나라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지역 간 교육 기회의 불균등을 해소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불균등의 원인은 역설적으로 평준화의 오류에서부터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전에는 지방 명문고에만 진학하면 사회적 신분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방명문은 평준화로 없애 버리고, 특목고로 변신한 신흥명문은 오히려 수도권에만 편중되어 있다. 결국 “꿈같은 방학”을 보낸 아이들이 좋은 학교를 가는 길은 평준화 이후 더 좁아졌고, 지역 간 교육 기회의 격차만 더 벌어진 셈이다.

따라서 그 격차를 줄이려면 우선 경직된 교육정책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죽하면 지역마다 경쟁적으로 특목고를 유치하겠다고 나서겠는가. 더 늦기 전에 지방마다 2-3개씩이라도 전국적인 명문고를 세우게 하자. 차라리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일반고교를 명문으로 육성시키고, 지역 학생을 할당제로 갈 수 있게 한다면, 공교육도 살리고 지방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

교육은 개인의 신분과 소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열악한 교육기회를 대물림시킨다면 지역과 계층 간 불균형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소외계층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균형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방의 열악한 교육환경부터 획기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아무리 기업도시를 만들고, 공기업을 이전시켜도 교육 여건이 나쁘면 사람들은 그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방의 소외계층에게도 근처의 좋은 학교에 쉽게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소외지역의 어린 학생들도 꿈같은 미래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갈수록 심화되는 교육 기회의 격차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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