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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싱글들의 유쾌한 이야기
2007년 08월 01일 (수) 최인정 기자 cinelf@naver.com

유쾌하고 아름다운 4인 4색
네 명의 청춘남녀가 들려주는 우정과 사랑~

정신없이 지나가 버린 한주가 아쉬울 틈도 없는 금요일 오후, 친구의 고마운 문자 한통이 날아왔다. 약속 없으면 대학로에서 뮤지컬을 보자는 간단한 메시지가 퇴근시간이 다되어가는 나의 심박 수를 요동치게 했다. 간만에 감성충전을 좀 해보자는 마음에 냉큼 OK!

뮤지컬 '싱글즈'는 2003년 개봉된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무비(Movie)’와 ‘뮤지컬(Musical)’을 합친 무비컬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요즘 공연계에는 국내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대거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영화 '싱글즈'는 30대 전후 남녀의 일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일상적이면서도 현실감 있게 그려 젊은 층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작품으로 스크린에서가 아닌 무대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드디어 무대안의 시끌벅적한 관객들의 소음이 곧 공연이 시작될 거라는 방송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정적이 감돌고 무대의 조명은 모두 꺼져 어둠에 잠겼다.

이 순간이 나에게는 가장 가슴 떨리는 기쁨이다. 기대와 함께 눈은 아마도 초롱초롱 레이저를 쏘아대며 무대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드디어 환한 조명이 밝아오고 무대 한 가운데 침대에는 아침햇살과 함께 이제 갓 29살의 생일을 맞이한 나난이 잠을 자고 있다. 요란한 핸드폰소리에 잠을 깨는 나난은 20대의 마지막 생일을 친구들의 축하와 함께 시작한다. 경쾌한 노랫소리가 입안을 감돌 정도로 따라 하기 쉬운 리듬의 음악은 뮤지컬 ‘싱글즈’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한 아침의 설렘을 단박에 깨버리는 전화 한통은 바로 사랑하는 애인의 결별선언! 영원할거라 믿었던 만큼 나난의 충격은 크다. 오프닝 이후 5분가량은 숨 막힐 정도의 재미있는 템포의 음악들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나난의 생활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고 있었다.

날벼락 같은 이별에 직장에서는 좌천을 당하다시피 디자이너인 그녀를 외식사업부로 보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나이 먹는 서러움 더하기 정신없는 레스토랑 메니져를 하려니 나난의 삶은 정신없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그간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던 같은 빌딩의 증권맨 수현이 그녀에게 다가가고 운명인지 모를 사랑은 그 둘을 엮어준다.달콤한 로맨스에 빠져 있을 때쯤 나난의 친구들은 익살스런 웃음을
선사하고 눈물을 자아내는 자아에 대한 독백이 관객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게 해준다.

짜증날 땐 자장면~ 우울할 땐 울면! 복잡할 땐 볶음밥~ 탕탕 탕탕! 탕수육!

영화 싱글즈의 원작은 일본작가 카마다 토시오의 소설 ‘29세의 크리스마스’라고 한다. 1994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29세의 크리스마스’를 소설화한 것인데 드라마가 소설로 영화로, 다시 뮤지컬로 만들어지기까지는 원작이 가지는 공감대의 힘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신기하게도 네 남녀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같은 20대 후반에서 30대를 향하는 싱글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무르팍을 치며 ‘맞아!’를 외칠만한 다양한 소스가 녹아 있는 것이다. 현실적이면서 위트가 넘치는 연출과 함께 뮤지컬 ‘싱글즈’는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흥분과 감동을 관객에게 선물하고 있었다.

29살은 과연 어떤 나이일까? 서른이 되기 전 무언가 꽉찬듯하면서도 아직은 20대라 우겨댈 수 있는 아리송한 나이라는 점에서 29살의 주인공들은 싱글의 삶을 즐기고 더욱더 치열해져가는 삶에 아파하고 괴로워하다가도 서로 부대끼며 격려한다. 일과 사랑, 그리고 삶은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 마련이다. 상처를 통해 자신이 성장함을 느끼고 어른스러워져야만 하는 기로에서 청춘의 아름다운 시기는 그렇게 지나갈 것이다.

마침내 막이 내리고 환하게 켜진 조명이 마치 관객 한명 한명을 향하는 것 같다. 여기 모인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듯이 그렇게... 커튼콜에서의 신나는 노래와 배우들의 춤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만큼 유쾌하고 신이 났다. 서로가 두 시간 동안의 감동을 나누느라 왁자지껄한 소음이 한껏 부풀어지는 순간이다. 나또한 친구와 함께 흥분하며 목소리가 커졌다.

자신의 인생을 당당하게 사랑하게 된 나난처럼 나도 내 일을 사랑하며, 당당해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면서 26살의 저녁은 그렇게 29살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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