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3.3.15 수 13:37
> 뉴스 > Break Time
     
희망의 끝자락을 쥐고 나비 되어 날아오르다
잠수종과 나비
2008년 06월 01일 (일) 원솔이/김호진 기자 mpola@naver.com










Kevin Kim (김호진 기자) :
자, 시작해 볼까?

라온제나 (원솔이 기자) : 네. 난 처음 시작할 때 쏟아지는 프랑스어에 지레 겁먹고 보기 시작했어요. 프랑스 이미지가 예술, 지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인식이 강해서 내가 영화를 이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들었고요. 하지만 가끔 자막을 놓쳐도 음악과 영상미 자체가 워낙 좋아서 어렵지 않았어요.

Kevin Kim : 응. 정말 좋더라.

라온제나 : '입에서 흘러내린 침을 스스로 닦을 수 있다면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그. 우리는 너무 많은 호사에도 필요(needs)가 아닌 욕구, 욕망으로 얼룩져 세상에 흐트러져 있는 행복 조각을 무심코 지나치는 건 아닐까요?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Kevin Kim : 재활운동을 처음 할 때 한 마리 파리가 코에 앉았는데 그거 하나 못 치우던 주인공 장도는 원초적인 움직임이 행복의 조건이었을 수도 있었을 거야.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싱'의 작가는 후기에서 '난 발이 없는 사람을 보기 전까지는 부모님이 내게 좋은 신발을 사주지 못함에 분노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 행복은 다분히 심리적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마다 '가치를 어디다 두느냐'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

라온제나 : 맞아요. 행복은 나의 만족에서 오는 건데 그 만족이라는 게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아요.

Kevin Kim : 장도는 죽기 하루 전 잠수종과 나비라는 작품을 완성해. 네가 장도라고 가정해 봐. 그는 무엇을 후회했을까?

라온제나 : 장도는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작품을 완성하고 나비가 된 것에 감사하고 주변 사람에 대해 무한한 감사와 사랑에 벅찬 가슴을 안고 깊은 잠이 들지요.

Kevin Kim : 아, 그리고 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처음과 끝에 나오는 빙하가 표현하고자 했던 의미가 뭔지 잘 모르겠어.

라온제나 : 그건 장도의 상태를 영상으로 표현한 거 같아요. 꽁꽁 얼어 위엄을 과시하던 빙하가 빠른 속도로 추락하죠. 그러다 장도가 작품을 완성하고 아름답게 세상을 떠났을 때 다시 빙하는 재생돼요.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잖아요. 즉 장도는 깊은 절망상태였지만 처음과 다르게 차츰차츰 마음을 잡아가면서 심성의 변화를 겪어요. 그러면서 평화와 사랑에 감사해 하죠. 빙하의 완성은 그런 내면의 새로운 탄생을 표현한다고 생각했어요. 장도는 죽었지만, 다시 태어났다고 역설적으로 말할 수 있죠.

Kevin Kim : 정말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다.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는 영화를 보면서 잠수종은 모든 인간의 삶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현실이란 생각을 했어. 잠수종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잠수종과 나비는 매우 대립하는 개념이라는 내 생각에 대해 다른 의견은 없니?

라온제나 : 장도의 몸은 엄청난 수압을 견뎌야 하는 잠수종과 같은 처지예요. 하지만, 영혼은 나비처럼 자유로웠죠. Kevin Kim 오빠의 ‘누구나 잠수종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말에 동의해요. 어쩌면 그걸 우린 콤플렉스라고 부르고 있지 않나요? 나를 가두는, 내가 만든 나의 족쇄랄까. 나비는 그 반대죠. 자유. 희망.

Kevin Kim : 응. 네 의견에 동의해. 인간은 참 대단한 것 같아. 늘 위기가 오지만 계속 이겨내지.
라온제나 : 제일 나약해질 상황에서 오히려 뭔가를 사랑하고 웃는다는 게 정말 훌륭한 능력 같아요. 같은 인간으로서 자화자찬하는 모습이 살짝 우습기도 하지만.

Kevin Kim : 이 영화에서는 독특한 카메라의 시선과 영화 내내 흐르는 유머가 참 인상적인데 어떻게 봤어?

라온제나 : 정~말 맘에 들었어요. 가끔 우리나라 영화배우 인터뷰 보면 프랑스 예술에 대한 사랑을 느꼈는데, 왜 프랑스, 프랑스 하는지 알겠던데요.

Kevin Kim : 그렇지. 나도 느꼈어.

라온제나 : 아, 그리고 촬영감독이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휠체어에 탄 채 촬영했더라고요.

Kevin Kim : 응. 조명감독도 장애를 가지고 있었지.

라온제나 : 그래요? 우리나라도 장애의 벽을 허물고 좋은 작품을 마구 쏟아내는 날이 오길! 벌써 이렇게 대화가 다 끝났네요. 소감이 어떤가요?

Kevin Kim : 좋은 영화 알게 되어 무척 기뻐. 알려줘서 고맙다. 많은 사람이 봤으면 해. 넌 어땠어?

라온제나 : 언제 숨을 거둘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삶의 아름다움과 행복, 희망을 얘기하는 것이 정말 감동이었어요. 슬픔에서 다시 빛줄기를 발견하고 열심히 노력한 장도. 잊지 못할 거예요.
 

ⓒ 미네르바(http://minerva.cufs.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로 107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02450) | Tel) 02-2173-2580 Fax) 02-966-6183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조기석
Copyright 2004 Cyber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nerva@c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