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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외국어대학교는 달린다
박복진학우의 622km 대한민국 종단 울트라마라톤 도전기
2007년 08월 01일 (수) 주현경 기자 juyuwoo@cufs.ac.kr

춘포 박복진. 마라톤을 좋아해서 하고 있던 사업까지 내팽개치고 마라톤화 수출 사업을 하고 있는 그는 “울트라마라톤은 막연히 오래 달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평소에도 훈련을 위해 상일동에서 송파구 석촌호수까지 매일 뛰어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미 교내 행사에서도 몇 차례 마라톤으로 축하 테이프를 끊어준 적이 있기에 사이버외국어대학교 학생이라면 박복진 학우를 모르는 이가 드물 것이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울트라마라톤연맹 기획이사로도 활동 중이며 지난 7월에는 사단법인 한국마라톤협회에서 발간하는 마라톤전문지 ‘한국마라톤’ 창간호에 에세이를 싣기도 하는 등 곳곳에서 마라톤에 대한 그의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사이버외국어대학교가 개교하던 해 학장님께 드린 약속. 그렇게 달리기는 시작되었다.
입학 첫 해 전라남도 광주 장성호반을 굽이돌아 밤을 꼬박 새며 달리는 100km울트라 마라톤에 도전, 무박 15시간을 뛰어 완주를 했다. 그 이듬해에는 제주도 섬 전체 한 바퀴를 도는 무박 36시간 200km 마라톤에 도전, 완주. 그리고 다음 해를 기다릴 것도 없이 그 해 가을, 서해 강화도에서 동해 강릉 경포대까지 한반도 횡단 308Km를 무박 60시간 뛰어 완주하고 지난해 7월 15일 학장님과의 약속인 대단원의 목표 400km를 훨씬 상회하는 부산 태종대를 출발해 임진각 망배단에 이르는 무박, 무지원 127시간 한반도 종단 537km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한반도를 덮친 장마 폭우와 무엇보다도 3일을 뛰면서 도로 옆 버스 정류장 나무 의자에 새우잠으로 5~10분씩 잤던 토막잠으로는 어림없었다.

3일 째 되는 날 길을 잃고 얼마를 헤매게 되자 강인한 의지력을 지닌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만 인내심을 잃게 되었다. 바로 눈앞에서 승합차 한 대가 폭우에 미끄러지면서 가로등을 들이받고 뒤집어지는 현장을 보고 멍하니 넋이 나간 상태로 바라만 보고 있는 자신을 느끼자 마음이 약해지고 결심이 흔들렸던 것이다. 결국 완주선에서 손수 준비해 간 CUFS 로고가 새겨진 마라톤 티셔츠를 입고 우아하게 사진을 찍겠노라 했던 그의 의지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끝난 것이 아니었고 학장님께 드린 약속 기일도 남아 있었다. 결코 이 도전은 최선이 아니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사이버외국어대학교생은 절대 그렇게 쉽사리 좌절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세상에 증명해 보이겠노라 다짐했었다.











그렇게 다짐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이번에 찾아왔다. 2007 대한민국 종단 622km 울트라마라톤. 2007년 7월 14일 오후 6시 해남 땅 끝을 출발하여 목적지인 통일전망대가 있는 강원도 고성까지 무박으로 150시간 내에 완주를 해야 한다. 총 144명이 도전한 가운데 드디어 대장정이 시작되는 출발신호가 울리고 CUFS의 깃발을 등에 업은 박복진 학우도 출발을 하였다. 대회가 시작되고 약 6시간이 넘어가면서 50km지점을 통과하고, 이튿날 아침 100km지점을 통과하였다. 물집이 생기고 무릎에 약간의 이상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처절한 졸음과의 전쟁이 시작된다는 둘째 날 저녁 150km지점을 통과하면서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졸음과 폭풍우와 싸우면서 어느덧 걸음은 250km지점 산악지대를 통과하고 있었다. 많은 비와 차가운 날씨가 발길을 무겁게 했지만 대회의 절반가량인 300km지점에서의 찰밥과 된장찌개로 힘든 몸을 잠시나마 추스를 수 있었다. 하지만 300km를 넘어서는 발과 양말, 신발이 하나가 되어 벗지도 못하고 치료 할 수도 없는 너무나 힘든 상황이었다. 그렇게 350km를 지나 400km지점. 이제부터는 완전하게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마라톤연맹에서는 응원조차 조심스럽게 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그만큼 힘든 싸움이리라. 450km 원주를 통과하여 500km지점을 달릴 때 쯤 완주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보는 이조차 긴장과 흥분으로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500km 홍천을 통과하면서는 참가자 144명 중 51명이 이미 중도 포기한 상태였다. 남은 주자 93명의 몸 상태도 그리 좋지만은 않으리라. 드디어 대회 마지막 날, 22km만을 남겨놓은 600km지점을 박복진 학우가 무사히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완주선까지 불과 몇km 남지 않았기에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지막까지 부디 무탈하게 완주해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런 걱정을 뒤로 하고 2007년 7월 20일 19시 02분 장장 145시간 2분에 걸쳐 박복진학우가 사이버외대의 깃발을 등에 업고 최고령 참가자라는 이름이 무색하리만치의 순위인 32위로 완주선에 도착했다. 달려보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622km를 달리며 우리 학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 위해 정신력 하나로 버티며 끝까지 뛰었다는 박복진 학우.

















“제가 하는 일이 몇 가지 있지만 그 중 최우선 순위에 있는 일이 달림이들을 위해 신발을 개발하고 만들며 공급하는 일입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변함없이 세계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고 다니면서 해 왔던 일입니다. 제 명함에는 ‘신발 전문가’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명함에 이렇게 신발 전문가라고 적어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저 혼자일 것입니다. 그만큼 제 나름의 자부심이 있어서이니 나무라지 말아주십시오. 친애하는 사이버외국어대학교 학우 여러분, 저를 통해 조금이라도 우리 학교 모두의 단합된 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수십 년 전 언젠간 돌아오마 약속했던 한국외국어대학교, 그 학교를 사이버외국어대학교란 이름으로 입학했고 이제 얼마 후면 뒤로 해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지금 나약해져 가는 학우들이 있다면 저를 보고 다시금 초심을 곧추 세우는 학우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학우들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 학교를 높이고 알리는 길입니다. 이것이 제가 바라는 단 한가지입니다."

같이 달리던 동료가 불의의 사고로 달리던 도중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며 달렸다는 박복진 학우. 힘들고 고된 상황에서도 절대 나약함을 보이지 않고 자신과 처절하게 싸워가며 끝까지 달려 준 그를 보면서, 조금만 힘들어도 지치고 포기하는 내 자신이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 그리고 잠시 잊었던 입학 당시의 다짐을 되새겨 본다. 그래! 나에게도 그런 각오와 목표가 있었지! 나약해진 우리네를 다독일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준 박복진 학우에게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이버외국어대학교 학우들을 대신하여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는 흔하디흔한 말을 다시금 가슴에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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